[문재인라디오]정미영의 달님소식 56 - 감동할 준비는 언제나 되어있다.(재편집본)
http://dalnimnews.iblug.com/index.jsp?cn=FP1330619N0029429
표를 얻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진심으로 그들의 삶에 대해 걱정하고 그들을 위한 정책을 고민하는 후보를 향해 감동할 준비는 언제나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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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재미있는 글 한 편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 글은 문재인 공식 사이트, 문재인닷컴에 가면 담쟁이칼럼이란 곳이 있는데요, 좋은 글이 아주 많습니다. 거기에 올려진 글 중에서 강영란씨가 쓴 ‘감동할 준비는 언제나 되어있다’는 글을 소개할까합니다.
글쓴이 강영란씨를 잠시 소개하자면, ‘강남 아줌마’라는 필명을 가지고 있고 강남 좌파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낸 분입니다. 재치있는 글 솜씨로 정치웹진 ‘서프라이즈’에서 유명한 분이신데 지난 7월 [나를 너희 편에 서게 하라]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습니다.
감동할 준비는 언제나 되어 있다 - '강남 아줌마' 강영란
대기실에서 처음 봤을 때 살짝 실망했다. 작은 키에 허술한 복장, 직업은 과일가게. 말빨 있는 사람이 같은 팀이어야 좋은데, 말쑥하게 차려입은 상대팀과도 비교되는 외모와 어눌한 말투….
박근혜, 안철수, 문재인 각 후보 당 지지자 세 명씩 다양한 직업군과 나이대의 패널들이 왜 이 후보를 지지하는지, 18대 대통령으로선 어떤 자격을 갖추어야하는지, 전문가가 아닌 시민의 목소리를 들어보자는 취지로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이란 프로그램에서 시민토론을 기획했고 우린 문재인 쪽 패널이었다.
처음 서먹서먹한 분위기에서 시간이 갈수록 열기가 더해지면서 팀마다 입심좋은 사람들이 주도하기 시작했다. 안 후보 측은 작가라는 분이 원론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차분(사실 지루했다 -_-;;)하게 풀어가고, 박 후보 측은 건설업자라는 분이 공약, 자료까지 들고 와서 ‘우리 박근혜 후보님’에 대해 역설하는데, 내 옆에 앉은 과일가게 아저씬 조용하다.
일자리 창출에 관한 주제에서 앵커가 지명을 하자 그분은 분노를 금치 못하겠다며 드디어 야길 풀어낸다. 과일장사 25년 동안 재래시장은 완전히 죽어 이제 다들 대리운전이나 다른 일들을 한 가지씩 하면서 생계를 유지한다고 한다. “세 후보 다들 경제민주화, 일자리 이야길 하지만 도대체 어떻게 할 거냐, 믿을 수 없다.” 절망적인 톤….
반값등록금에 관한 주제에선, 이대 총학생회장이 재단의 적립금 등 정확한 지점을 야무지게 짚었지만, 더 가슴에 다가오는 건 이 아저씨 말. “우리가 대학 다닐 땐 등록금은 부모들의 몫이었다. 그땐 구멍가게만 해도 대학 보낼 수 있었다. 지금은 아이들이 등록금을 걱정하는데 그건 이미 부모세대가 경제적으로 몰락했다는 이야기다.”
토론이 끝나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제대로 다 못한 아쉬움, 표정관리 못 한 거, 다른 옷 입고 갈 걸…, 내 장면만 복기하다 전철을 잘못타고 한참을 반대방향으로 갔다. 그리고… 밤이 되어 잠자리에 들자 갑자기 몰려오는 부끄러움과 표현하기 힘든 흉통.
사실 나는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사는데 큰 차이가 없는 사람이다. 인터넷에서 꽤 알려진 아줌마, 정치풍자 에세이집, 몇 번의 방송 출연 - 체화된 고통보단 어설픈 정의감에 글 몇 줄로 떠드는, 섭외하기 좋은 조합일 뿐이다. 정말 그 자리에 있을 사람은 과일가게 아저씨 같은 분이고, 그 분의 얘기야말로 귀 기울여 들여야 할 서민들의 생생한 육성이다. 나는 그 출연 섭외를 사양했어야 했다. 내가 나가서 잘난 척 몇 마디 떠들 자리가 아니었다. 부디 1시간 방송에 2시간 녹화, 이 분의 이야기들은 편집되지 않길 바란다.
어제 토론자들만 봐도 안철수, 문재인 측은 그래도 이 후보가 나을 것 같다 해서 스스로가 선택을 한 사람들인데 반해, 박근혜 측은 죽어도 흔들리지 않은 단단한 지지자들이었다.
‘묻지 마’ 지지자가 아닌, 정말 고달픈 자기 삶에 도움이 될 후보자들을 선택하는 층에게 희망을 주는 메시지가 필요하다. 아니다 싶으면 돌아서거나, 투표하기를 포기하는 층들에게 더욱 깊은 관심을 보여주길 바란다.
표를 얻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진심으로 그들의 삶에 대해 걱정하고, 그들을 위한 정책을 고민하는 후보를 향해 감동할 준비는 언제나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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