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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의 달님톡톡 21 - 짜고 치는 고스톱판

유나톡톡 2012. 12. 4. 12:02

유나의 달님톡톡 21 - 짜고 치는 고스톱판

샛강으로 올라온 거대한 고래와 죽이 맞는 여당 대통령 후보

 

 


 

이번 대선에서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경제 민주화입니다. 5년 전, 국민들 배불려 주겠다는 달콤한 말로 대통령이 된 분이 그 짧은 임기 동안 1%의 국민만 배불리려고 99%의 몫을 빼앗아갔기 때문이지요. 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민주화란 기존의 권위주의 체제에서 벗어나 자유와 평등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를 세운다는 뜻입니다.

 

그럼 경제분야에서의 민주화란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물론 아직까진 그 개념에 대한 해석은 여러 학자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분분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균형성장, 안정과 분배, 시장지배력과 경제력남용 방지 등으로 재벌과 국민이 함께 잘 살게되는 시스템이 경제민주화가 아닐까 요? 이제까지 재벌들은 국가의 지원을 바탕으로 성장해 왔고 지금도 여러 가지 지원을 받아 자신들의 곳간만 살찌우고 있지만 대다수의 일반 국민은 조기퇴출, 비정규직화, 골목상권 붕괴, 농어업 등 서민 기반산업 붕괴 등으로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달님 방송국 달빛수다프로그램에 게스트로 나오셨던 이정우 교수님은 경제민주화를 고래는 바다로 보내야 한다!’는 아주 쉽고 재미난 표현으로 설명해주셨는데요, 이정우 교수님의 말씀 잠시 들어볼까요? (이정우교수 음원) 어떠세요? 정말 고개가 끄덕여지지요?

* 달빛수다11회 이정우교수편 http://dalnimsuda.iblug.com/index.jsp?cn=FP1330611N0028334

 

경제민주화는 이제 초등학교 아이들도 얘기할 정도 시대의 화두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경제민주화라는 시대의 화두를 만들어낸 장본인이라 할 수 있는 일부 재벌들은 아직 정신 못 차리고 있고, 그 절반의 책임이 있는 여당의 대통령 후보는 처음에는 표를 얻기 위한 꼼수로 경제민주화 운운하더니 최근에는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결국 집권세력과 재벌은 한통속이라는 본색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한 개그우먼 얘기처럼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힙니다.

 

대표적으로 SK 그룹 이야기 하나 살펴볼까요? SK 텔레콤이 최근 본격적으로 커피전문점 사업에 진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휴대전화 대리점인 ‘T 월드와 커피전문점을 결합한 ‘T 월드 카페를 선보인 것인데요, 그야 말로 SK라는 커다란 귀신고래가 동네 샛강으로 올라온 꼴 아닌가요? T 월드 카페는 지난해 10월 서울 삼성역에 처음으로 문을 열었고, 부천·일산·종각에도 차례로 들어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지난 9월에 문을 연 T 월드 카페 종각점은 단일 매장으로는 가장 큰 121(400) 쯤 된다고 하는데요, T월드카페에 대해 SK측은 이동통신 매장에 커피전문점을 융합한 것으로 고객의 요구를 반영한 새로운 형태의 유통 매장이라는 변명을 하고 있습니다.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커피를 즐기면서 매장에 비치된 스마트폰·태블릿 PC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 등을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어 고가의 IT 기기를 구입하기 전에 직접 체험해 보고 구매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특히 커피전문점은 SK 텔레콤이 직접 운영하는 것이 아닌 제휴 형태로 일부 공간에 입점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 커피전문점과는 개념이 다르다는 입장인데요, T 월드카페에는 삼성역점을 제외하고 홈스테드커피전문점이 들어가있습니다. 삼성역점만 주커피와 제휴한 상태인데, 홈스테드는 SK 그룹의 워커힐호텔에 베이커리를 납품하고 있는 업체이지요. 다른 전자제품 매장은 대개 자기 제품을 살 사람들에게 자판기 커피 정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100평이나 넘는 공간에서 그것도, 소위 브랜드 커피를 팔면서 그게 자사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라면 지나가는 개도 웃을 일 아닐까요? 이야말로 전형적인 문어발 형태로 골목상권을 침해한 것이지요.

 

우리의 또 하나의 가족 삼성그룹은 최근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는 등 정말 엉뚱한 엄살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 선언이후 그룹 내부에서도 군대식 스파르타 문화가 심화됐다는 불평이 터져나오고 있다고 하네요. 7시 출근에 4시 퇴근이던 임원들의 출퇴근 시간이 7시 출근, 9시 퇴근으로 바뀌었고 ‘119 음주문화 캠페인까지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119 음주문화캠페인은 한가지 술로 1 차에 9시에 끝내자는 음주문화 운동이라네요. 이를 지키키 위해 순찰조까지 돌리고 있다는데 혹 여기에 다른 의도가 있을지 모를 일 아닐까요? 물론, 남의 회사일에 왜 감놔라, 배놔라 하느냐 한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 그러나 매출액이 전체 국내 GDP20%나 되는 이 거대 기업이 하필이면 왜 대선을 앞둔 이때 이런 엄살을 떨고 사원들을 했습니다.

 

게다가 연말 인사철을 맞아 일부 재벌은 총수 2세들 승진에 뜸을 들이고 있다고 합니다. 경제민주화가 시대화두가 된데다 대선을 앞두고 있으니 굳이 2세들을 진급시켜 국민들의 눈총을 살 필요 없다는 계산이겠지요. 많은 국민들이 재벌의 출자구조나 특히 부의 대물림구조에 큰 반감을 느끼고 있는 마당에 나서서 정을 맞을 이유는 없다는 꼼수 아날까요? 이런 걸 보고 있으니 결국 이들 스스로가 경제민주화 필요성을 반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도 여당인 새누리 박근혜 후보의 경제민주화에 대한 태도는 어떻습니까? 캠페인 초반에는 민주당을 흉내내 경제 민주화를 외치다가 최근에는 태도를 싹 바꿨습니다. 박 후보는 최근 전경련 등 경제 단체장들과의 만남에서 재벌개혁은 스스로 해야 한다고 했으며, 사전 순환출자에서도 손대지 않을 것이며, 그것이 내 소신이라고 말했습니다. 재벌의 순환출자 지배구조를 해소하는 것은 재벌개혁의 핵심 과제입니다. 그것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재벌개혁을 하지 않겠다는 말이지요. 지금까지의 순환출자는 그냥 두고 앞으로만 금지 하겠다는 것은 재벌의 지배구조를 그대로 용인 하겠다는 뜻이고, 중견기업의 대기업화는 막겠다는 말입니다.

 

저는 감히 재벌과 여당 후보가 짜고 치는 고스톱판을 벌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댁들은 괜히 나서서 국민들의 반감을 사는 일은 하지 말라! 그러면 내가 알아서 당신들의 입장을 헤아릴 것이다.” 뭐 이런 식 아닌가요. 우리 현명한 국민들이 과연 한 통속인 재벌과 여당 후보의 짜고 치는 고스톱판그냥 내버려 둘까요? 그러시진 않으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