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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의 달님톡톡 19 - 현수막과 유세차 문제 등에 관하여 드리는 말씀

유나톡톡 2012. 11. 30. 00:53

유나의 달님톡톡 19 - 현수막과 유세차 문제 등에 관하여 드리는 말씀

(선거운동개시에 즈음하여 문재인캠프 등에 바랍니다.)

 

 


 

이순신의 금신전선상유십이와 최치원의 토황소격문!

선거초반 들리는 지지자의 원성에서 되뇌게 됩니다

 

 

今臣戰船 尙有十二出死力拒戰則猶可爲也 (금신전선상유십이, 출사력거전, 즉유가위야)’

 

이 말은 민족의 위대한 영웅 이순신 장군이 하신 말씀으로 지금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전선이 있습니다. 죽을힘을 내어 (적을)막아 싸운다면, 아직 싸워 이길 수 있습니다는 말입니다.

 

임진왜란 당시 선조는 원균의 패퇴로 전선 12척밖에 남지 않자 조정의 공론을 받아들여 수군을 육군에 합치라고 명을 내립니다. 당시 조정의 공론은 판옥대선 12척이 전부인 조선 수군이 333척의 전선을 거느린 왜 수군에 도저히 상대가 안될 것이라는 상식적인 판단에 따라 모아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비관적인 상황에서도 이순신 장군의 결기는 분명했습니다. 그리고는 상소를 올려 바다에서 왜놈들을 물리쳐 반드시 누란의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겠으니 수군을 폐하지 말아달라고 조정에 호소했습니다. 그리고는 죽을힘을 다해왜놈들을 물리쳐 나라를 구했습니다.

 

 

지난 27일부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선거운동을 준비하는 동안 지역활동가들, 지지자들, 자원봉사자분들이 유세차, 현수막 등의 선거준비에 대한 걱정 많이 하셨죠? 선거운동이 개시되면서 기세를 잡아야하는데 이전의 사례를 보면 제대로 준비가 될까 노심초사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걱정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선거개시 당일 유세차부터가 문제투성이였습니다. 서울에서 늦게 내려오느라 유세 첫날부터 가동할 수 없었고 부대장비도 엉망이었습니다. 홍보 동영상을 돌리는 컴퓨터 시스템 자체가 다운돼 있었고, 겨우 동영상을 고쳐놓으면 사운드가 먹통이 되고, 심지어는 지역위원장이 직접 수리해야 하는 웃지못할 일도 여기저기에서 있었습니다. 차에 부착하는 홍보물은 아직 내려오지도 않은 상태이고, 더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선거운동원 의상, 피켓 등도 준비 안된 곳이 많았습니다. 장갑이 없어 목장갑 사러 문방구에 가고, 운동원 의상에 붙인 표찰도 자꾸 떨어지고. 일부 지역에서는 지나는 주민들이 화장지 팔러 다니는 차보다 못한 걸로 유세차를 꾸몄다고 비아냥을 던지고 가기도 했습니다.

 

유세차 기사들이 서울에서 내려와 제대로 된 동선을 확보하는 것에도 신경을 써야 했고,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지역 당원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마저 캠프에 시정을 요구하려해도 중앙에서 모든 것을 컨트롤하는 통에 소통부재 상황이었습니다.

 

당초 지역은 지역실정에 맞게 홍보물이나 이런 것 알아서 하겠다는 뜻을 중앙에 전달했지만 중앙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이런 현상이 빚어진 것이지요. 작은 소품 등에 대한 예산집행 이런 것까지 중앙에서 하려한다면 지출의 합리성이 담보될까요?

 

이순신 장군은 왜 수군폐쇄 어명에 죽음을 각오하고 그 부당성을 상소했을까요? 수군으로 싸워야 승산이 있다는 현장의 판단이 확고했기 때문입니다. 이순신 장군이 명랑대첩에서 전선 12척으로 333척을 물리친 과정에서도 현장의 중요성이 잘 드러납니다. 우선 격전지를 물살이 센 울돌목으로 정했고, 강강술래의 기원이 된 현지의 주민들 도움까지 모두 전술 전략에 접목함은 물론, 치열한 사전 정보 및 첩보 수집 등으로 현장에 밀착한 것이 결정적인 승인이었던 것입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현수막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수막, 정책 홍보리플릿 등은 현장 주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입니다. 신라의 석학 최치원 선생이 격문 한 장으로 반란을 제압한 고사에서도 알 수 있는데요, 선생이 당나라에 머물 때 소금장수였던 황소가 장안을 점령하고 스스로 황제를 칭하는 황소의 난이 일어났습니다. 이 때 최치원 선생께선

 

무릇 바른 것을 지키고 떳떳함을 행하는 것을 라 하고,

위험한 때를 당해서 변통하는 것을 이라 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때에 순응해 성공하지만

어리적은 자는 이치를 거슬러 패하는 법이다

 

는 내용의 토황소 격문을 적진은 물론 백성들에게 뿌려 칼이 아닌, 글월로 황소의 난을 진압했습니다.

 

현수막 문구나 정책리플릿 등은 현대적 의미의 격문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녹색의 디자인 색상이나 문구 등이 설치현장에 어울리지 않아 많은 부산시민들이 의아해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물론 PI나 이미지의 일관성 등에서 통일성이 있어야 함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디테일에서는 지역 실정이 반드시 들어가야 합니다. 문재인 후보께서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하신 말씀은 이때도 적용될 것입니다.

 

 

 

   <부산 만덕동 부근 - 여기뿐만 아니라 부산시내 많은 곳에서 허리높이로 달아두었음>

 

 

심지어 새누리 현수막은 잘 보이는데 민주당의 현수막은 어디에 붙었는지 잘 보이지 않고, 보이더라도, 눈높이에 맞지 않아 한 눈에 확 들어오지 않는다는 제보도 우리 방송국에 쇄도하고 있습니다.

 

<지지자가 제보한 여러 사진 중의 하나>

 

 

더욱 중요한 문제는 많은 지역구에서 왜 지역 위원장이 보이지 않느냐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지역에서는 지역위원장이 칼바람을 맞으면서 정말 열악한 상황에서 몸 던져 유세에 나서면서 결사대를 자처하고 있는 반면 한편에서 일부 지역위원장들께서 팔짱만 끼고 있다면, 그래서 그 비난의 목소리가 부산 전 지역으로 확산된다면 이야말로 심각한 적전분열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현수막 위치가 잘못됐거나, 심지어 선거사무실의 현수막까지 부적절하게 걸려 있다면 유권자들에게 어떤 인상을 주겠습니까? 자체 취재결과 몇몇 지역구에서만 현수막이 제대로 걸려있었습니다.

 

 

   <설치한 당일 바람에 휘날리는 현수막, 부산시내 곳곳에서 이런 현상들이 다수 발생>

 

 

민주당은 전부터 선거초반에 항상 뭔가 부족하다는 인식을 줘 왔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그 같은 실수를 개선해 초반부터 기선을 잡아야 한다는 논의까지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으니 정말 안타깝습니다.

 

지역위원장님들, 우리 함께 죽을힘을 다해정권교체의 행진에 힘을 모읍시다! 이미 죽을힘을 다해 뛰고 계시는 위원장님들께는 죄송하지만, 선거초반 우리 민주당은 상대방에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습니다. 캠프 자체 분석도 그렇게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역 위원장들의 활약은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있는 자원봉사자, 열성지지자들의 사기와 직결됨은 물론이고 투표, 득표율로 이어질 것입니다.

 

전체적인 홍보시스템의 문제 등은 이미 채널을 통해 개선점을 찾고 있는 줄 압니다. 그러나 아직 신에게는 12척의 전선이 있습니다는 이순신 장군의 결기를 본받아, 비록 열악한 상황에 있다 하더라도 나름대로 온 힘을 던져줄 것을 우리의 지지자들이 바라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