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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영의 달님소식 64 - 이 미친 세상에 (강남아줌마-강영란 @kangnamajumma)
http://dalnimnews.iblug.com/index.jsp?cn=FP1330627N0031342
오늘 소개할 글은 문재인 공식사이트-사람이 먼저다,문재인-담쟁이칼럼에 올려진 글입니다. 저번에도 소개를 한 적이 있는 강남아줌마, 강영란씨의 글입니다. 가슴을 울리는 좋은 글이라는 후기가 많아서 오늘 다시 강남아줌마의 칼럼을 소개합니다.
글쓴이 강영란씨를 소개하자면, ‘강남 아줌마’라는 필명을 가지고 있고 강남 좌파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낸 분입니다. 재치있는 글 솜씨로 정치웹진 서프라이즈에서 유명한 분이신데 지난 7월 [나를 너희 편에 서게 하라]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습니다.
소개할 글은 ‘강남 아줌마’의 우리편 만들기 시리즈 중 2편인데요. 저 또한 대학생 자녀의 부모이기에 반값등록금은 다음 정부가 꼭 실현해야할 과제라는 강영란씨의 생각에 동감합니다. 이렇게 좋은 글 저희 방송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강연란씨에게 감사드리며 빨리 건강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이 미친 세상에 (강남 아줌마)
그 어떤 신비로운 가능성도 희망도 찾지 못해 방황하던 청년들은 어학연수를 떠나고…난 어느 곳에도 없는 나의 자리를 찾으려 헤매었지만 갈 곳이 없고 우리들은 팔려가는 서로를 바라보며 서글픈 작별의 인사를 나누네. 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행복해야 해, 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잊지 않을게…
‘브로콜리 너마저’라는 인디밴드의‘졸업’이라는 노래 가사이다. 아이돌 그룹들이 부르는 사랑과 이별도 청춘의 이야기지만, 청춘들에게 이제 사랑 따윈 사치가 돼버렸다. 의자만 잘 지키면 졸업이 되었고, 알량한 학점으로도 취직 걱정은 그다지 하지 않았던 우리 세대와 비교해보면, 부모세대로부터 우리가 자주 들었던 “너희들은 행복한 줄 알아~”란 말이 지금의 대학생들에게는 차마 안 나온다.
대학생인 아들과 딸. 열심히 공부해야하는 건 당연지사지만, 밤새워 도서관에서 공부하지 않으면 좋은 학점 따기 힘들고, 학점이 낮으면 장래가 불투명하니, 시험 때면 좀비 수준이다.
그나마 희망을 찾지 못해 방황하다 어학연수를 떠날 수 있는 형편이면 다행, 살인적인 등록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학부모와 학생은 투잡을 뛰고 알바를 하고 대출을 받는다. 도서관에서 밤을 새워도 좋은 학점 딸까 말까한데 편의점에서, 카페에서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위해 일하는 아이들에게 대학생활이란 낭만은커녕 졸업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 미리 지쳐버리는 시간이 될 뿐이다. 졸업 후에도 학자금대출 갚느라 벌써 허리가 휜다는 말의 뜻을 알아버린 이십대에게 “심정적인 반값 등록금을 말한 거다, 장학금 받으라.”고 속 편한 소리를 하는 대통령이 있긴 하지만, 이젠 ‘대학 등록금’ 문제는 어떻게든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될 과제가 되었다.
사립대학이 적립해놓고 내놓지 않은 수천 억, 정부가 나서서 주머니 끈 풀게 하든지, 나랏돈을 내서라도 등록금을 낮추어야 한다.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대학을 나오고 다니는데, 학벌이 뭐가 중요하냐…라는 말도 헛소리에 불과하다. 학력차별, 살면서 수없이 겪는 일이고 은행에서 대출 받을 때도 학력으로 신용등급이 달라지는 세상이다. 학력차별 철폐는 당연히 없어져야 할 일이고, 꼭 대학 나올 필요 없는 세상이 되는 게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 어깨를 짓누르는 짐을 덜어주지 않는다면, 가정은 붕괴되고 계급의 차이는 점점 벌어질 것이다.
예산 타령도 하지마라. 여기저기 줄줄 새는 세금만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시립대학이 반값등록금을 실현하고 나서 학생들이 알바 대신 동아리 활동을 하고 책을 읽고 공부를 더 많이 할 수 있다고 한다. 적어도 대학생활은 그래야 하는 거 아닌가? 캠퍼스 내 음주금지 법안 등 금지 금지 금지만 할 게 아니라 학생들에게 정말 필요한 게 무엇인지 정치인들은 고민해야 한다. 대학생만 이십대냐, 청춘이냐…, 이런 어리석은 질문, 해괴한 논리도 들이대지 마라. 대학 등록금은 대학생만의 문제가 아니다. 반값 등록금은 다음에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꼭 해결해야할 사회적인 문제이다.
미래에 대한 비전이 있는 후보라면 청바지 입고 대학 캠퍼스를 찾으며 젊은 층의 표를 구걸하는 대신, 반값 등록금과 비정규직 문제 등 젊은 층을 위한 정책을 과감히 펼쳐야 한다. 이십대들이 청춘은 아름다워… 세상은 살만하다…느낄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줄 책임이 우리 기성세대, 그리고 정치인에게 있다. ‘이 미친 세상’을 우리 아이들에게 이대로 넘겨 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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