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영의 달님소식 65 - 나쁘지만 효과적인 네거티브 선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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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얼간이, 겁쟁이라고 국민에게 조롱받던 후보를 대통령선거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승리하게 만드는 비법은? 나쁘지만 효과적인 네거티브 선거전, 1988년 미국 대선을 되돌아봅니다.
198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나선 두 사람이 있습니다.
바보, 이인자, 얼간이, 겁쟁이, 무능력자, 로날드 레이건의 애견이란 별명을 가진 집권당, 공화당의 부통령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
반면 ‘메사추세스의 기적’이라는 표현을 들을 정도로 지역 경제를 부흥시킨 인기있고 인격적으로도 존경받는 후보...민주당 마이클 듀카키스
이란 콘트라 스캔들로 공화당이 불리한 상태였고 민주당 듀카키스는 50% 지지율을 넘는 후보였습니다. 대선 결과는 누구나 듀카키스의 승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역사상 가장 추악한 선거라고 불리는 네거티브 선거가 시작됩니다. 36살의 야심찬 리 애트워트가 부시 당선을 위해 나선 거죠. 초반부터 경쟁이 안되는 두 후보를 역전시키기 위해 애트워트가 어떻게 네거티브 전략을 실행하는지 알아보도록 하죠.
첫째, 정부가 테러리스터들에게 무기를 판매하고 불법적인 관계를 위해서 마약을 거래하는 위법을 저지른 일을 해명하면서 부시의 잘못이나 책임보다 그의 애국심을 강조합니다. 부시는 텔레비전 인터뷰에 나와 “그것은 미국을 위해서다”고 말합니다.
반박하는 주장에 대해서 일관되게 자기 주장을 펼치는 모습에서 유권자들은 강인한 인상을 받고 부시의 애국심을 믿게 됩니다.
두 번째, 듀카키스의 아내인 키티 듀카키스가 젊은 시절 반전 운동을 하면서 성조기를 불태웠다고 하는 유언비어를 퍼뜨립니다. 근거없는 소문이었죠. 하지만 공화당 상원의원이 나서서 “나는 본 적이 없지만 내 친구가 봤다.”고 증언합니다.
세 번째, 듀카키스가 주지사 시절에 국기에 대한 맹세를 거부하는 교사를 형사 처벌하자는 법안이 올라왔을 때, 그 법률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재판소의 자문으로 거부권을 행사한 적이 있었습니다. 법률적으로 합리적이었지만 애국심이 없는 후보라고 몰아붙이는 근거가 됩니다. 남부의 가난한 농민들은 듀카키스에게 등을 돌리기 시작합니다.
네 번째, 텔레비전 광고를 이용합니다. ‘듀카키스는 최신 탱크를 사는 데 반대합니다. 듀카키스는 최신 미사일을 개발하는데 반대합니다.’는 광고 자막을 내보냅니다. 화면은 탱크를 탄 듀카키스가 나오지만 메시지는 반대입니다. 마치 듀카키스가 이들 법안에 반대한 것처럼 광고하지만 물론 사실이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애트워트는 듀카키스에게 극복할 수 없는 결정타를 날립니다. 당시 메사추세츠에서는 주말동안 죄수들에게 외출할 수 있는 주말 휴가 제도가 있었죠. 그런데 윌리 호튼이란 흑인이 휴가 중 백인 커플을 공격하고 성폭행한 사건이 벌어집니다. 별 비중없는 사건이었는데 애트워트가 이를 이용하면서 큰 사건으로 바뀝니다. 피해 여성은 전국일주를 하면서 여론몰이를 하고 백인들의 밑바닥에 깔린 흑인에 대한 공포를 자극하여 이 네거티브 작전은 큰 성공을 거둡니다. 애트워트의 말대로 윌리 호튼이 듀카키스의 러닝 메이트가 되어버렸고 대선 후보보다 윌리 호튼이 더 큰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실 주말휴가제는 공화당 레이건 대통령이 도입한 것이고 범죄율을 낮추는데 효과가 있었지만 네거티브 전쟁에서 사실은 사라지고 광고만 남게 됩니다..
이런 공격을 받은 듀카키스는 왜 가만 있었을까요? 듀카키스는 순진하게도 네거티브 전략을 쓰지 않기로 선언했기 때문에 부시를 공격하지 않고 자신의 정책에 대해서만 말합니다. 듀카키스는 국민들이 그런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믿지 않을 것이라고 착각했습니다. 듀카키스가 공격하지 않자 이제 듀카키스는 겁쟁이라는 이미지를 얻게 됩니다. 네거티브 이전 부시가 갖고 있던 이미지죠.
1988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결과는 공화당 부시의 압승으로 끝납니다. 부시의 승리라기보다는 네거티브 전략의 승리라고 보아야겠죠. 네거티브 선거에 앞장섰던 애트워트는 4년 후 뇌종양으로 죽으면서 자신의 잘못을 반성했고 부시는 다시 ‘인기없는 부시’로 돌아가 4년 후에 재선에 실패합니다.
우리나라도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네거티브 선거가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지난 4월 총선을 돌이켜보면 각 당의 정책보다 특정인의 말 실수가 총선의 쟁점이 되었던 기억이 새롭네요. 선거에서 보면 진실은 중요하지 않은지 모릅니다. 유권자가 믿는 것이 사실이 되고 진실이 되는거죠. 네거티브 선거는 선거 공약을 검증받을 기회가 사라지고 추악한 선거판은 유권자의 혐오감을 가져오고 저조한 투표율로 이어지게 됩니다. 정치 문화는 후퇴하고 그 피해는 국민들이 고스라니 떠안는 것입니다. 유권자들이 네거티브에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의 판단력을 키우는 것이 최선입니다. 제발 올해 대선은 네거티브 선거가 아닌 정책과 공약을 말하는 선거이길 바라봅니다.
오늘 저의 이야기는 얼마전 방송된 EBS 다큐프라임 킹메이커 1부 내용에서 따왔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킹메이커 다시 보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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