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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의 달님톡톡 13 - 송동선 칼럼 : 안철수 후보 사퇴는 새로운 시작이다

유나톡톡 2012. 11. 25. 11:09

유나의 달님톡톡 13 - 송동선 칼럼 : 안철수 후보 사퇴는 새로운 시작이다

 

 


달님방송은 달님톡톡 코너를 통해 프리랜서이신 송동선 대기자의 칼럼을 소개합니다. 송동선 대기자님은 신문 기자로 30년간 재직하는 동안 문화부기자,  정치부기자  정치부 차장, 정치부장에 이어 편집부국장, 논설위원 등 역임하셨으며 지금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신문활용교육(NIE) 특임강사로 일하고 계십니다.

 

안철수 후보 사퇴는 새로운 시작이다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23일 전격 후보직을 사퇴했다. 안 후보는 이날 저녁 서울 종로구 공평동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백의종군’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일화를 원만하게 이루지 못해 국민들께 심려를 끼치게 된 점에 대한 질책은 자신에게 하고 문재인 후보를 성원해달라고 했다. 사실상 문 후보에게 대선후보직을 양보한 셈이다.
 
심사숙고 끝에 내렸을 안 후보의 사퇴결정은 사필귀정事必歸正이다. 그의 정치적 이념은 비록 ‘이상향’이라 할지라도 무소속 후보라는 한계점이 그로 하여금 완주할 수 있는 동력을 갖지 못한 원인이었다고 할 수 있다.

 

무소속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수는 있으나, 대통령직을 원활하게 수행하는데 있어 난관이 많을 것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터. 또 캠프 협상팀이 이런저런 실책을 하면서 여론의 악화를 불러 온 것도 한 원인이었을 줄 안다.

 

안 후보는 그동안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문제를 놓고 치열한 수싸움을 벌여왔다. 급기야 문 · 안 양자가 만나 담판까지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사태가 이렇게 되면서 설사 단일화 방안 합의안이 나온다고 해도 여론조사를 시행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게 됐다. 후보 등록 마감일인 27일까지 그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는 시간이 없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감안한 안 후보가 살신성인의 자세로 용단을 내렸을 것이다.

 

안 후보는 지난 9월 19일 출마를 선언한 이후, 여러 차례 “강을 건너고, 다리를 불살랐다”면서 완주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 해서 그의 전격적인 사퇴선언은 많은 지지자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제부터가 새로운 시작이라고 여기면 편안할 것이다.

단일화 과정에서 많은 잡음이 있었고, 오해도 샀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대다수 국민은 안 후보의 사퇴를 ‘아름다운 양보’로 이해하고 있다. 국민들은 “이제 다 잊어버리고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 “어차피 선거전도 같이 치러야 하고, 집권 후에는 정부도 같이 운영해야 한다.”는 소망을 피력하고 있다.

 

또 “진정한 의미의 단일화는 이제부터”라면서 “두 사람이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는 반응들이다. 필자의 한 지인은 “지지자들이 하나가 돼야 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하고 ‘가치의 연대’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지난해 10 · 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후보에게 후보직을 양보한 바 있다. 당시 안 후보의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은 50%를 넘나들었다. “출마만 결심하면 당선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던 것. 박원순 후보의 지지율은 5%에 불과했다. 하지만 안 후보는 그 해 9월 6일 세종문화 회관에서 박 후보와 만나 웃으면서 포옹하며 후보직을 넘겼다.

 

그러나 이번에 안 후보는 단일화가 아닌 사퇴를 선택하면서, 앙금을 내비치기도 했다. 문재인 후보 측에 서운한 점이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안 후보가 손을 놓고 있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이 견고한 상황에서, 안 후보와 문 후보의 지지층이 화학적으로 결합해야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기 때문이다.

 

특히 안 후보를 지지했던 중도층과 무당파층, 20~30대 젊은층의 표를 흡수해야 대선 승리를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안 후보의 역할은 막중하다 할 것이다. 안 후보는 이날 사퇴 선언 말미에 “비록 새정치 꿈은 잠시 미뤄지겠지만 저 안철수는 진심으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를 갈망한다.”며 “국민여러분께서 저를 불러주신 고마움과 뜻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부족한 탓에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을 활짝 꽃피우지 못하고 여기서 물러나지만 제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을 결코 잊지 않겠다.”면서 “어떤 가시밭길이라고 해도 온 몸을 던져 계속 그 길을 가겠다.”고 다짐했다.

 

안 후보는 또 “국민 앞에 드린 약속을 지키는 것이 그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이다.”면서 “국민 여러분, 이제 단일후보는 문재인 후보입니다.”라고 했다. 그가 어떤 식으로든 큰 역할을 하리란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이제 공은 문재인 후보에게 넘겨졌다. 문 후보의 책임이 막중하다. 문 후보는 안 후보의 살신성인 정신을 헛되이 해서는 아니 된다. 열일을 제쳐두고라도 안후보를 만나 정중하게 고마움을 표하고, ‘대선승리’의 자신감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안 후보가 합당한 역할을 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