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여론조사기관 사장이 여론조사 믿지 말라네
[인人터뷰]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공표금지 기간 등 여론조사 규제 선진국보다 많아”
응답률이 너무 낮아 신뢰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10% 미만이다. 우리나라는 평균 10% 안팎으로 미국보다 조금 높다. ARS 조사는 5% 내외다. 여론조사는 응답하지 않는 90∼95%가 응답자 의견과 동일하다는 전제하에서 출발하는 건데 꼭 동일하다고 볼 수는 없다.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대선은 워낙 박빙이 아니면 예측에 실패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물론 51대 48로 승패가 갈린 2012년 대선 때 출구조사가 틀린 적도 있다. 총선은 이런 적이 비일비재하다. 지지율 격차가 5% 포인트 이내면 초접전지역, 10% 이내면 접전지역으로 분류하는데 총선에선 이런 곳이 전체의 3분의 1 정도 된다. 보통 500명을 조사하는 출구조사의 경우 오차범위가 ±4.4% 포인트로 크다. 그래서 방송사 출구조사가 의석 범위를 맞춘 적이 한번도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출구조사가 관심을 끄는 것은 맞히는 지역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천이 곧 당선으로 여겨지는 지역까지 여론조사로 공천하는 건 문제다. 실제 결과가 그렇게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출구조사를 할 텐데 오차가 줄어들 것으로 보는가.
“과거에 비해 출구조사 정확도가 높아졌다. 응답률이 전화 여론조사와는 비교가 안 된다. 하지만 초접전지역은 여전히 예측이 어렵다.”
-같은 사안이라도 조사기관마다 결과가 차이 나는 이유는.
“가장 큰 원인은 설문 구조에 있다. 정당지지도를 앞에 두느냐, 뒤에 두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르다. 후보 지지도도 순서에 따라 좌우되고, 설문이나 표현하는 워딩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이래서 대선 때마다 캠프끼리 선호도냐, 적합도냐, 지지도냐로 싸우는 것이다. 두 번째는 조사방법이다. 전화면접, ARS, 인터넷 조사에 따라 차이가 난다. 세 번째는 표집방법인데 RDD로 하느냐, 패널조사로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지난 대선 때 모 방송사가 패널조사로 해서 틀렸다. 조사시간도 중요하다. 평일이냐 주말이냐, 낮이냐 저녁이냐에 따라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 시간을 고르게 안배해야 정확한 결과를 얻는다.”
-애로사항이 있다면.
“운영 중인 여론조사 회사 가운데 여론을 조작했던 회사도 있고, 선거 때만 나타나는 떴다방식 여론조사 회사도 적지 않다. 이들 때문에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회사가 피해를 본다. 심지어 후보 측에서 매수를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여론조사를 해줄 수 있느냐고 제안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2012년부터 정치인 테마주가 생기면서 지지율이 떨어진 후보와 관련된 테마주를 산 사람들의 항의전화가 많아졌다.”
-다양한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지고 있는데 어떻게 활용해야 하나.
“많은 국민들이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을 보고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알파고의 승리는 빅데이터 분석에 근거한 것이다. 여론조사 회사도 많아지고 다양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있는데 현명한 선택을 위해서는 특정 여론조사기관만을 맹신해선 안 된다.”